홈페이지를 여러 번 만들며 바뀐 판단 · 8화
벤치마킹한 화면에 콘텐츠를 끼워 맞추고 있었다
참고 사이트의 카드 구조를 먼저 가져오면서 실제 콘텐츠보다 큰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었다. 이제는 존재하는 기록과 핵심 읽기 흐름을 기준으로 화면을 정하기로 했다.
2026년 9월 25일
글을 작성하고 공개 화면에 반영하는 기능을 만든 뒤에도 홈페이지의 모습은 좀처럼 정착되지 않았다. 기능은 작동했지만 화면을 볼 때마다 무언가 부족해 보였다. 이건 초기 MVP 완성과는 다른 문제였다. 결국은 돌고 돌아 다시 디자인으로 왔다. 기획을 정교하게 다듬었으나, 여전히 디자인적인 기준은 어려웠다.

실제로 참고했던 벤치마킹 사이트(dotkeypress.kr)를 직접 방문해 캡처한 화면이다.
의도치 않게 처음으로 돌아간 셈이었다. MVP 이후의 모습을 만들려다가, 콘텐츠에 맞는 화면을 설계하는 대신 또다시 화면에 콘텐츠를 끼워 맞추고 있었다.
화면은 벤치마킹한 사이트와 비슷해졌지만 기록소의 목적에서는 멀어졌다. 다시 막혔다. 또다시 최초 기획과는 어긋나 있었다. 언제부터 어긋났는지 감도 못 잡았다. 그래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참고 사이트가 바뀔 때마다 중심도 바뀌었다
MVP를 만든 뒤에도 화면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사이트를 참고해서 다시 고쳤다. 각각의 수정에는 이유가 있었지만, 레퍼런스가 달라질 때마다 사이트의 중심 구조까지 흔들렸다.
시각적 요소도 여러 번 바뀌었다. 모든 페이지에 넣었던 강한 검정 제목 영역을 없앴고, 단순한 한 줄 목록은 표로 교체했다. 회색을 쓰지 않고 글자 크기와 굵기로만 위계를 만들기도 했다. 한글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던 글꼴을 바꾸고, 내비게이션의 용어도 사이트 성격에 맞게 고쳤다.
화면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였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디자인 감각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했고, 더 좋은 사이트를 찾아 더 비슷하게 만드는 일을 반복했다. 하지만 화면을 여러 번 바꾼 뒤에도 혼란이 남은 이유는 시각적 완성도 하나로 설명되지 않았다.
왜 계속 이런 문제가 생기는지 생각했다. 그러다 사이트의 목적과 사용 흐름, 시각 디자인을 한꺼번에 결정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콘텐츠가 하나뿐인 초기 기록소와 많은 기사가 매일 올라오는 사이트는 필요한 밀도부터 달랐다. 이 차이를 정리하지 않은 채 겉으로 보이는 구조부터 가져왔다.
그래서 일단 벤치마킹을 그만뒀다. 그러자 유지할 것과 걷어낼 것이 구분됐고, 초기 MVP에서 정말 필요한 연결 화면만 남기기 시작했다.
결국 MVP 첫 화면과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적은 콘텐츠를 적게 보여주기로 했다
최근 글이 몇 편 없다면 존재하는 글만 보여주면 된다. 판단 기준과 개념이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면 빈 섹션을 임시 데이터로 채우기보다 필요한 시점까지 구조를 작게 유지하는 편이 맞다.
홈은 기록소를 설명하는 짧은 문장, 실제로 움직인 프로젝트, 최근 프로젝트 글, 실제로 존재하는 판단 기준과 개념을 중심으로 다시 구성했다. 프로젝트가 늘어난 뒤에야 상태나 분야 필터가 필요할지 판단하고, 카드형 홈 역시 공개할 콘텐츠가 충분히 쌓였을 때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나머지는 모두 나중으로 미뤘다(발행 글이 최소 50개를 넘는 시점에 다시 고민하기로 했다).
그리고 서버에 배포해서 보이게 했던 홈페이지도 닫았다. 로컬에서만 보이게 설정한 후 글을 작성하면서 발행하는 글을 늘리기에 집중했다. 최소 8편을 발행한 뒤에 서버에 배포하기로 정리했다.
다음에는 실제 콘텐츠로 먼저 판단한다
이번 홈페이지를 여러 번 만들면서 벤치마킹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다른 사이트를 따라 만드는 것은 나쁜 출발점이 아니었다. 디자인을 처음부터 새롭게 만들 필요도 없었고, 이미 검증된 정보 배치와 사용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다만 무엇을 참고할지는 외형보다 사용 목적이 결정해야 했다. 내 사이트와 사용자의 행동이 비슷한지, 실제 콘텐츠의 종류와 양이 그 구조를 필요로 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참고한 화면을 유지하기 위해 가짜 데이터나 불필요한 섹션이 필요해진다면,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구조가 아직 맞지 않는다는 신호로 보기로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페이지다. 시간이 지나 발행 글이 늘어나면 지금과는 달라지겠지만, 그건 그때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 실제로 운영 중인 기록소 화면을 그대로 캡처했다.
이런 결정들을 거치며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디자인과 기능은 목적을 설명하는 수단이지, 목적을 대신하는 출발점이 아니다.
앞으로 고도화와 배포, 실제 운영 과정에서 판단이 다시 바뀐다면 그 변화도 후속 기록으로 남길 생각이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디자인 요소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디자인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지에 그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