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를 여러 번 만들며 바뀐 판단 · 5화

뉴스 사이트는 남겼지만 내 홈페이지는 아니었다

개인용 경제 뉴스와 회사용 유통업 브리핑을 하나의 뉴스 허브로 묶었지만, 잘 작동하는 기록물과 내가 원한 개인 홈페이지는 목적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26년 9월 11일

한동안 매매봇에 집중하다가 2026년 여름, 새로운 웹페이지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처음부터 웹페이지를 만들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여러 곳에 흩어진 뉴스를 키워드에 맞춰 수집하고, 매일 정해진 시각에 요약해서 보내주는 봇을 먼저 개발했다. 그러다 생성된 내용을 한눈에 볼 화면이 필요해지면서 웹페이지도 함께 만들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투자 흐름을 확인하기 위한 경제 뉴스를 텔레그램으로 받아봤다. 업무에 필요한 유통업 뉴스는 별도로 요약해 카카오톡으로 보낼 수 있게 했다. 메시지로 확인하는 것과 별개로, 두 봇이 수집하고 요약한 결과는 각각의 웹페이지에도 쌓이도록 구성했다.

두 뉴스봇은 사용 목적이 달랐다. 경제 뉴스는 내가 투자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고, 유통 뉴스는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자료였다. 유통 뉴스는 주변에 필요한 사람에게도 발송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각각 별도의 프로젝트와 웹페이지로 운영했지만, 매일 결과를 확인하는 입장에서는 접근할 곳이 여러 군데로 나뉘어 있었다. 이게 불편했다.

이번에 해결하고 싶었던 문제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아니었다. 이미 생성되는 두 종류의 뉴스를 한 화면에 모으고, 오늘 브리핑과 지난 기록을 쉽게 찾아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두 발행물을 묶은 브리핑 허브를 만들었다.

유통업과 경제 뉴스를 함께 보여주는 브리핑 허브 PC 화면

브리핑 허브의 PC 화면이다. 유통업과 경제 뉴스가 한 페이지에 이어지는 신문형 구조를 사용하며, 동업계 동향의 첫 기사 이미지는 공개용으로 모자이크 처리했다.

카테고리 탭과 기사 요약이 표시된 브리핑 허브 모바일 화면

모바일 화면이다. PC와 달리 어두운 테마를 적용하고, 카테고리별로 필요한 뉴스만 확인할 수 있게 구성했다.

서로 다른 뉴스를 느슨하게 묶었다

두 프로젝트를 하나로 합친다고 해서 모든 코드를 섞고 싶지는 않았다. 경제 뉴스와 유통업 브리핑은 각자의 생성 과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신 각 프로젝트가 그날의 결과를 구조화된 데이터 파일로 저장하면, 브리핑 허브가 두 파일을 읽어 하나의 신문형 화면으로 만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구조를 ‘느슨한 통합’이라고 정했다. 한쪽 뉴스 생성 과정에 문제가 생겨도 다른 쪽의 코드까지 직접 얽히지 않았고, 각 프로젝트의 목적도 유지할 수 있었다. 브리핑 허브는 뉴스를 새로 판단하거나 작성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이미 완성된 결과를 모아 보여주는 페이지였다.

화면에서는 유통업과 경제 뉴스를 구분하되 한 사이트 안에서 이동할 수 있게 했다. 오늘자 주요 이슈를 먼저 보여주고, 중요도가 낮은 내용은 더보기로 접었다. 지난 뉴스는 날짜별로 다시 볼 수 있도록 보관했고, 모바일에서는 카테고리 탭을 눌러 필요한 영역만 확인할 수 있게 구성했다.

처음에는 기존 개별 웹사이트와 PDF도 함께 유지했다. 하지만 브리핑 허브가 두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모두 보여주기 시작하자 같은 결과물을 여러 경로로 제공할 이유가 줄었다. 결국 개별 웹사이트와 일상적인 PDF 생성·발송은 중단하고, 접근 경로를 브리핑 허브 하나로 모았다. 기능을 무조건 늘리는 대신 실제로 사용하는 경로만 남긴 것이다.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기능이 살아남지는 않았다

브리핑 허브 역시 한 번에 완성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브리핑을 찾는 방식을 드롭다운에서 월별 카드로 바꾸고, 글자 위계와 색상 대비를 손봤다. 모바일에서는 밝은 화면보다 어두운 화면이 더 읽기 편하다는 실제 사용 경험을 반영해 모바일에만 다크 테마를 적용했다.

뉴스를 더 흥미롭게 보여주려고 ‘가장 뜨거운 이슈’ 카드도 만들었다. 여러 매체에서 다룬 횟수를 이용해 이슈의 온도를 표시하고, 중요도가 낮은 보도자료가 대표 이슈로 뽑히지 않도록 조건도 보완했다. 카드가 가리키는 뉴스로 바로 이동하는 기능까지 붙였다.

이 경험은 이전 홈페이지와 달랐다. 매매봇 성과 홈페이지는 화면 아래에 있는 전략의 가치가 약해지면서 운영 이유도 함께 사라졌다. 브리핑 허브에서는 매일 생성되는 뉴스를 모아두고 다시 찾아본다는 목적이 남아 있었다.

적어도 주요 트렌드는 알 수 있었다. AI가 기사를 요약해 원문을 전부 열지 않아도 어떤 뉴스인지 파악할 수 있었고, 같은 이슈가 여러 언론사에서 얼마나 중복 보도됐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변에 공유했을 때의 반응도 괜찮았다. 뉴스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주요 흐름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잘 작동했지만 내 홈페이지는 아니었다

브리핑은 지금도 자동으로 발송되고 있다. 두 종류의 뉴스를 한 화면에서 보여줬고 날짜별 기록도 쌓였다. 개별 사이트를 정리한 뒤에도 브리핑 허브는 독립된 뉴스 기록물로 남겨뒀다.

그런데 이 사이트를 내 개인 홈페이지라고 부르기는 어려웠다. 가치는 있었지만 그 기록물 안에는 내 생각을 담은 콘텐츠가 없었다. 그게 아쉬웠다.

사이트가 잘 작동하는지와 내가 원한 홈페이지인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개인 홈페이지처럼 바꾸려고 했다면 이미 분명한 뉴스 기록물의 목적을 흐릴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 만든 브리핑 허브는 그대로 두고 개인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이번에는 작동하는 결과물을 폐기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적을 억지로 합치지 않기로 한 결정이었다.

유지할 것과 새로 만들 것을 구분했다

브리핑 허브를 지금도 사용한다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는 뜻에 가깝다. 동시에 그것이 내 홈페이지가 아니었다는 판단도 틀리지 않았다. 무엇을 폐기할지보다 무엇을 어떤 목적으로 남길지를 구분하게 된 것이 이번 시도에서 얻은 변화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기록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일련의 실패로 무엇을 배웠는지 다시 확인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패하거나 폐기한 프로젝트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기록을 담아내는 홈페이지를 만들고자 했다. 다만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타깃 독자는 누구인가?

타깃 독자를 정하는 일은 어려웠다. 독자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나만 보는 기록소’로 범위를 정했다. 가치와 콘텐츠를 나에게 맞추고, 정말 필요한 기록인지부터 판단하며 기획했다. 과거에 실패했던 이력을 다시 찾고 어떻게 연결할지 정리하면서 기획서를 다듬었다.

프로젝트 기록과 판단 기준을 연결한 개인 기록 사이트 정보구조

옵시디언에 남겨둔 개인 기록 사이트 정보구조다. 여러 프로젝트 기록을 어떤 기준으로 연결할지 이후 구체화한 기획 도식이다.

그 뒤 본격적으로 홈페이지 화면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목적을 분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 기록을 어떤 화면에 담아야 하는지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문제였다. 디자인 감각에는 자신이 없었고, AI에만 의존하면 결과가 지나치게 AI답게 보였다. 화면을 만들 때마다 한숨이 나왔다.